요즘 어디를 가도 AI Agent 이야기다.
Single Agent를 넘어서 Multi-Agent, 자율화, Orchestration, MCP, LangGraph.
다들 “이제는 사람이 안 해도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실제 내가 마주치는 대부분의 AI Agent는 결국 이 정도다.
“질문을 받으면 답해주고, 버튼 하나 눌러주고, 그 다음은 사람이 판단한다.”
이건 Agent라기보다는 조금 똑똑해진 RPA 챗봇..?에 가깝다.
말은 ‘자율화’인데, 실제로는 ‘결정권 없는 시스템’
Agent의 핵심은 의사결정을 대신할 수 있느냐다.
- 어떤 정보를 모을지
-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할지
- 어디까지 실행할지
- 실패했을 때 누가 책임질지
이 중에서 단 하나라도 시스템이 아닌 사람에게 남아 있으면 Agent는 구조적으로 자율적일 수 없다.
그래서 현실에서는 이런 장면이 반복된다.
- Agent가 추천은 한다
- 요약은 잘한다
- “~해보시겠습니까?”까지는 간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항상 이 말이 붙는다.
“최종 판단은 사용자가 하세요.”
이 순간 Agent는 죽는다. 정확히 말하면 결정권을 박탈당한다.
기술은 이미 충분한데, 조직(환경..?) 은 준비가 안 되어 있다
나는 LangGraph로 상태 관리, Tool 기반 Agent, MCP 구조로 Context를 쪼개서 붙여도 봤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가능하다.
- 조건에 따라 다른 Agent를 호출하고 결과를 종합해서 판단하고 특정 액션까지 이어주는 구조
PoC 수준에서는 충분히 “와, 된다” 소리가 나온다. 그런데 운영 단계로 가면 항상 같은 질문이 나온다.
- “이걸 AI가 잘못 판단하면 책임은 누가 지죠?”
- “일단 추천까지만 하고, 실행은 빼죠.”
- "저희 인프라 내에 할 수 있는 정도만 해주시죠."
그 순간 Agent는 다시 챗봇으로 퇴화한다.
대부분의 Agent가 실패하는 구조적 이유
정리해보면 실패 패턴은 꽤 명확하다.
1. Agent의 역할이 ‘보조’로만 정의됨
Agent는 조언자일 뿐, 실행 주체가 아니다. 결과적으로 사람의 일은 줄지 않는다.
2. KPI가 ‘정확도’나 ‘응답 품질’에만 있음
의사결정 비용 감소, 처리 시간 단축 같은 진짜 성과 지표가 없다.
3. 실패 시나리오가 정의되지 않음
Agent가 틀렸을 때 어떻게 할지 정하지 않았으니 아예 결정권을 주지 않는 쪽을 택한다.
4. 조직이 AI를 ‘시스템’이 아니라 ‘기능’으로 봄
플랫폼 구조가 아니라 “기존 서비스에 붙이는 옵션”으로 인식한다.
이 상태에서 Multi-Agent를 붙여도, 자율화라는 말을 써도, 결과는 같다.
-> 버튼 눌러주는 챗봇.
Agent의 본질은 ‘대화’가 아니라 ‘판단 구조’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헷갈린다. Agent를 말하면 UI, 대화, 자연어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화면이 아니다. 판단의 흐름이다.
- 어떤 데이터가 들어오고, 어떤 기준으로 분기하고, 어느 지점에서 사람을 부를지, 어느 지점까지는 AI가 책임질지
이걸 설계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모델을 써도 결과는 똑같다. 그래서 나는 Agent 기획을 “UX 기획”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Decision Flow 설계에 가깝다.
그래서 Agent 기획자는 뭘 해야 하느냐
Agent 기획자의 역할은 명확하다.
“이 판단을 AI에게 맡겨도 되는가?” “된다면, 어디까지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으면 Agent는 절대 자율적일 수 없다.
그리고 이건 기술 문제가 아니라 조직과 책임 구조의 문제다.
(번외) 그래서 피지컬 AI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
여기서 자연스럽게 피지컬 AI 얘기로 이어진다.
로봇, 자율주행, 물류 자동화 같은 영역은 다르다. 거기는 애초에 결정권을 시스템에 줄 수밖에 없다.
- 사람이 매번 승인할 수 없고. 실시간 판단이 필요하고, 실패 비용을 전제로 설계한다
그래서 피지컬 AI는 Agent의 본질에 훨씬 가깝다.
반대로 말하면, 지금 많은 디지털 Agent들이 허약한 이유는 결정권을 줄 각오가 없기 때문이다.
마무리하며
AI Agent가 자동화된 챗봇으로 끝나는 이유는 단순하다.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Agent에게 결정을 맡길 준비가 안 된 조직이기 때문이다.
Agent는 마법이 아니다.
사람의 판단을 구조적으로 옮겨 담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그 구조를 설계하는 게 지금 AI 기획자, AI 컨설턴트가 해야 할 일이다.